가끔 모르는 사람들의 순간 속에서 미처 몰랐던 것을 발견한다. 어제는 길을 걷다가 나란히 걸어가는 노부부를 보았다. 그리고 스치듯 다른 기억이 떠올랐다. 영화를 보러 갔던 날, 옆자리에 한 30대 초반쯤 되어 보이는 여자와 남자가 앉았다. 그들은 한동안 말없이 팝콘을 나눠 먹으며 영화가 시작되길 기다렸다. 그러다 여자가 남자에게 속삭인다. 시시콜콜한 평범한 이야기들. 꼭 서로가 아니어도 할 수 있는 그런 얘기를 잠시 나눈 그들은, 말없이 다시 팝콘을 먹는다. 그때부터 영화가 끝날 때까지 그렇게 말이 없었다. 그들을 본 건 몇 개월 전이다. 그럼에도 아직도 잊히지 않는 이유는 둘 사이에 자리한 감정선이 너무나 선명했기 때문이다. 딱히 뚜렷하지 않은 평범한 순간이 아주 가끔은 특별하게 느껴진다. 더군다나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