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것 같아서, 더 알고 싶지 않아." 자만에는 미덕이 없고, 핑계는 만들어진다. 지나간 선택의 잔상은 길다. 알아채지 못했고 착각할 용기도 없이 기회를 외면했다. 섣부른 체념은 긴장을 완화시키지만, 냉소와 침묵을 만든다. 그것으로 함께할 시도조차 잠재운다. 봄이 그랬고 여름이 그랬으며, 가을 겨울도 그렇게 꺼졌다. 단지 아직 알고 싶은 사람을 못 만나서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알고 싶은 사람이 없는 게 아니라, 나 스스로가 알려고 하지 않았다. 지레 겁먹고 숨거나 기대하지 않으려 하는 습관은 새로운 습관을 만든다. 지난 경험의 무게는 무겁다. 선택과 판단은 과거의 경험으로 빚어지고 그 경험으로 인한 망설임은 가능성을 없앤다. 사람에 대한 추측은 수많은 가능의 가지를 자른다. '알 것 같..